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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 움직이는 표적 (Harper, 감독 잭 스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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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6-07-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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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국내에서 개봉되지 못한 이유 사설 탐정 하퍼(폴 뉴먼)는 아내 수잔(자넷 리)으로부터 이혼 요구를 받고 있다. 가정에 소홀한 그를 붙잡기 위해 아내는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로 협박하지만, 하퍼는 그녀가 자신을 너무도 사랑하여 끝내 버리지 못할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하퍼는 절친한 변호사 그레이브스(아서 힐)를 통해 없어져버린 자산가 랄프를 찾아달라는 대형 사건을 의뢰받는다. 실종된 랄프는 막대한 부에 걸맞은 교양이나 인격조차 갖추지 못한 전형적인 천민자본가였다. 사건의 의뢰인은 랄프의 후처인 일레인(로렌 바콜)으로, 그녀는 남편이 불법적인 사업에 연루되어 있어 경찰에 신고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설 탐정 하퍼를 찾은 것이다. 필자는 영화 초반에 이 사건과 관련된 인물로 세 사람을 의심했다. 첫 번째는 ‘필름 누아르의 여왕’이라 불리는 로렌 바콜이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를 충분히 의심할 만했으며, 두 번째는 랄프의 변호사이자 하퍼의 동방자인 그레이브스였다. 마지막 세 번째는 랄프의 전용기 조종사인 앨런(로버트 와그너)인데, 로버트 와그너처럼 지명도 있는 배우가 캐스팅되었다면 분명 뭔가 있는 역할일 것이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하퍼는 랄프의 행방을 쫓는 진행 방법에서 알코올 중독자인 전직 여배우 페이(셜리 윈터스)와 그녀의 남편 트로이(로버트 웨버), 그리고 재즈바 여가수 베티(줄리 해리스)와 그녀의 남동생 등 추악한 인물들이 실종 사건에 얽혀 있음을 알게 된다. 영화의 후반부, 상영시간 내내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랄프는 폐선박의 낡은 화장실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과연 누가, 어떤 목적으로 그를 납치하고 끝내 살해한 것일까. 이런 내용의 영화 < 하퍼-움직이는 표적>(Harper, 감독 잭 스마이트,
1966)은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주는 탐정물이다. 레이먼드 챈들러는 "비열한 거리를 지나가지만 스스로는 비열해지지 않는 자, 그가 바로 하드보일드 장르의 탐정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는 것보다, 추악한 진실을 마주한 탐정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챈들러의 말이 떠오른 것은 폴 뉴먼 때문이다. 원톱주연을 맡은 폴 뉴먼은 특유의 냉소적인 연기에 자신만의 지적인 분위기를 더해, 탐정의 고뇌를 완벽하게 시각화하는데 성공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역할이 당초 프랭크 시나트라에게 제안되었다가 최종적으로 폴 뉴먼에게 돌아갔다는 사실인데, 이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이런 장르물의 성패는 결국 ‘번역’에 달려 있다. 하드보일드 영화에서는 독설과 비속어가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이러한 냉소적이고 비정한 그들만의 정서가 번역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작품은 평범한 수사물로 전락하기 쉽다. 1960년대 미국 거리의 언어를 현대 한국의 정서에 맞게 옮기면서도, 원작의 분위기를 훼손하지 않고 관객이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단순한 번역을 넘어 문학적 창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예전 번역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장르물은 아무리 공을 들여도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이는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해 속편까지 제작된 이 영화가 일본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국내에서 개봉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text by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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